코로나의 시대에 살고 있는 지금 참 많은 게 바뀌었죠.

그중 저는 거짓말의 위력과 위험성을 가장 크게 느낍니다.

성인 남성인 저는, 36년을 살아오면서 그래도 비교적 솔직하고 진실되게 살아왔다고 생각합니다. 스스로에게나 자녀들에게 자부할 수 있을 정도로요. 양심에 거리끼는 일은 상당히 불쾌했거든요.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하지만, 저도 제 스스로가 갖고 있는 범위 내에서 거짓말은 해왔던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설문조사라든지 내게 중요하지 않은 어떤 질문에 대해서 대수롭지 않게, 빨리 넘어가기 위해 대답하는 것도 많았고 가끔 개인적으로든 소속된 회사를 위해서든 유익이 된다 싶은 일에 거짓말을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리고 제 지인의 거짓말이 하나 생각 나는데요, 당시 제가 다니던 회사에는 금연 캠페인을 성공하면 70-80만 원을 현금으로 지급하는 회사 복지제도가 있었습니다. 제 동료는 금연 캠페인을 신청했으나, 금연이 쉽지 않자 비흡연자 동료의 소변을 대신 받아 제출하고 그 돈을 챙기는 거짓말을 하더라구요. 저에겐 꽤나 충격적인 행동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행동을 하며 즐거워하는 여러 동료들의 반응에 선뜻 아무 말도 못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뭐라 제지 또는 비판하는 말을 하기엔 제가 옹졸해 보일까 봐 그랬겠죠.

 

이렇게 거짓말은 저를 비롯한 성인들의 삶 속에 자연스레 자리 잡고 있었던것 같습니다. 그 거짓말이 사기 같은 분명한 범죄 행위가 아니라면, 상황에서의 면피 또는 작은 이익을 위해 쉽게 행하고 있던거죠.

 

인류 최초의 거짓말. 거짓말은 결국은 어떤 이익을 바라고 하는 거겠죠?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대수롭지 않은 거짓말이 평소에는 큰 일로 이어지지 않았기에 코로나를 맞이한 현재까지도 특정 상황을 모면할 수 있는 거짓말들이 쉽게 나오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이태원 클럽을 통해 확진된 인천의 학원 강사 사례를 보면, 코로나에 확진된 후 직업과 동선 모두를 거짓말로 속였습니다. 아마 거짓 진술로 상황을 넘어갈 수 있을거라 판단했겠죠. "나만 입 다물면 아무도 모를거야"라고 생각한게 아닐까 싶습니다.

 

그 거짓말의 동기는 어쩌면 단순히 빨리 대답하고 그 조사 시간을 끝내고 싶었을 수도 있고, 어쩌면 성소수자라서 본인의 정체성을 감추고 싶었을 수도 있고 아니면 코로나 확진으로 인해 직업을 잃게 될까 걱정이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동기는 어찌됐건, 기존의 안일함이 만든 거짓말은 돌이킬 수 없는 사회적 파장을 만든 상황이죠. 

 

제가 이번 사건을 보며 든 생각은, 그는 이전에는 이런 큰 파장을 만들어낼 위험한 인물이 전혀 아니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입니다. 그는 일반적인 젊은이였을 거고 일반적인 생활양식 또는 상식을 갖춘 청년이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코로나 사태가 아니었다면 그는 평생 이렇게 큰 거짓말의 위력을 느껴보지 못했을지도 모릅니다. 코로나가 닥치기 이전에는 이런 거짓말을 해도 문제가 전혀 되지 않았기에 자신도 모르게 거짓말의 편리함 또는 유용성에 빠져 있었을 수 있다는 거죠.

 

하지만 코로나 같은 위기 상황에서 그는 대단히 위험한 인자를 보유한 사람이 되었습니다. 쉽게 거짓을 말하는 위험 인자말입니다.

 

현재 바이러스는 기존에 보이지 않던 많은 것들을 보이게 해줬습니다. 지도자의 위기 대응력, 나라별 국민의 성향, 숨겨진 영웅들, 이기주의의 극대화 등이 대표적이죠. 저는 이것만이 아니라, 평소 보이지 않던 거짓말도 보이게 해줬다고 생각합니다. 

 

거짓말이라는 인자를 보유하고 있다면, 그 인자는 언제 어떤 결과로 다가올 지 모릅니다. 지금처럼 위기의 상황에는 사소하게 생각하던 습관이나 행동들에도 더 조심을 해야겠지만, 근본적으로 거짓말을 쉽게 대하던 태도를 고칠 수 있는 좋은 시기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제 자신과 가족들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항상 노력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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